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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see birds on Earth, centering on Gangneung City and the coast of the East Sea of Korea.
Aves korea/2021_KOR

바람까마귀 [Hair-crested Drongo]

by 그새 _ 심헌섭 2021. 5. 23.

서해 먼 섬 어청도~ 안개에 배는 취소되고 섬에 고립되었지만 새를 만날 시간을 벌어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섬에 있는 내내 조용하던 휴대폰 넘어 '바람까마귀'라는 전언이 들린다. 드디어 널 만날 수 있구나~ 늦은 걸음 재촉하며 숨가쁘게 관찰 장소로 간다. 안개가 짙다. 몇 년전 제주 관찰 소식과 이곳저곳에 간혹 보았다는 소식에 언젠가는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점점 커져 왠지 그리움마져 생긴 바람까마귀를 십여년 봄마다 섬에 들며 검은바람까마귀는 잘 만나고 있어 '올해는 만나겠지 올해는~' 하며 검바까 닮은 이녀석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바람까마귀 / Dicrurus hottentottus brevirostris / Hair-crested Drongo

 

아래로 굽은 날렵한 부리, 광택이 많은 깃털, 넓적하게 보이는 꼬리, 특히 머리에 몇가닥 휘날리는 머리카락 같은 깃털, 혹시 다른 종은 아닐까하는 의구심은 하나도 안생기는 바람까마귀~ 드디어 만났다. 탐조여행 중 이런 일이 이어나길 모든 탐조인들의 희망사항일 것이다. 어청도 생활쓰레기 적치장에 꼬인 벌레를 노리는 녀석은 여기저기 세워진 나뭇가지를 지정석 삼아 사냥에 여념이 없다. 섬에 도착한지 얼마되지 않아 기운을 차리려면 먹이를 잘 먹어야 하는 처지라 관찰 온 사람을 크게 경계하진 않아 보인다.

여객선을 못오게 한 안개 덕에 보고 있지만 자세히 관찰하기도 어렵다. 아타까움도 잠시, 가까이 앉아주기도 하며 쓰레기적치장을 벗어나 몇 분 동안 보이지 않다가 어느순간 다시 나타났다 한다. 안개 때문에 녀석의 동선이 확인되지 않기에 쓰레기적치장 입구 벽에 기대어 안개비 맞으며 코를 찌르는 냄새를 벗삼아 세시간 동안 직박구리, 때까치, 붉은부리찌르레기 들과 먹이경쟁을 하는 녀석을 기다렸다. 수년의 그리움 같은 기다림을 오늘에야 털어내며 내일 날씨가 좋아지면 자세히 보아야지 하며 빗속 바람까마귀와의 만남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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